K-패스 다자녀 혜택
저출생 위기 극복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공항, 철도, 시내버스·지하철 등 다양한 교통 서비스 분야에서 다자녀 가구 요금 할인 등 혜택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추가된 혜택은 전국 주요 공항 우선 출국(패스트트랙) 서비스와 고속열차 할인, 대중교통비 환급 지원 서비스인 K-패스 등이다. 아직 다자녀 가구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교통 분야로도 지원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10일 인천·김포·김해·제주공항에 다자녀 가구 대상 우선 출국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모두 만 19세 미만인 자녀가 3명 이상인 가구에 적용된다. 부모 중 최소한 한 명과 자녀 한 명 이상이 함께 국제선 탑승 수속을 밟을 때 교통약자 전용 통로(우선검색대)를 이용할 수 있다. 출국 가구당 동반 3인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김포·김해·제주공항은 국제선뿐 아니라 국내선 수속 시에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교통약자 전용 출구에서 가족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등본(실물 또는 전자증명서로 3개월 이내 발급)과 신분증을 제시하면 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은 지난해 5월부터 만 25세 미만 자녀가 셋 이상인 가족에게 KTX·SRT 어른 운임의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등록된 다자녀 가족 중 최소 3명(어른 1명 포함)이 KTX나 SRT를 함께 탈 때 어른의 운임을 깎아 주는 방식이다. 자녀가 2명이면 30%, 3명이면 50%를 할인한다. KTX는 작년 7월부터는 수요가 몰리는 열차를 포함한 모든 KTX 열차에서 다자녀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혜택 확대를 계기로 다자녀 할인 열차 이용객은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1∼5월 KTX 이용객 중에는 11만2000명이 이 혜택을 받아 지난해 같은 기간(5만9000명)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SRT의 경우 올해 1∼5월 3만8905명이 다자녀 할인을 지원받았다. 작년 동기(2만8288명)와 비교해 38% 늘었다.
시내버스, 지하철 등 교통비 환급 서비스 K-패스에는 지난 1월부터 다자녀 가구 할인 혜택이 추가됐다. 자녀가 2명(최소한 한 명은 만 18세 이하)이면 30%, 3명 이상이면 50%의 대중교통 할인을 부모에게 제공한다. 20%인 일반 할인율보다 높다.
한 달 교통비가 10만원이고 세 자녀를 둔 성인이 K-패스 다자녀 할인 혜택을 적용받으면 매달 5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K-패스 홈페이지와 앱에서 정부24 인증을 받으면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세대주가 아니거나 부모와 자녀의 주소지가 다르다면 가족관계증명서 등 증빙 서류를 등록해야 한다.
이외에도 다자녀 가구는 지방자치단체별 교통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24개월 이하 아기를 둔 가정에 카시트를 갖춘 택시를 제공하는 '서울엄마아빠택시' 서비스에 지난 2월부터 다자녀 포인트를 추가하기도 했다.
다자녀 가구에 대한 교통 할인이 늘어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출산 부담을 더욱 덜기 위해서는 현재 할인이 제공되지 않는 고속·시외버스, 공항버스, 일반열차 등으로도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유정훈 대한교통학회 회장(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은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만큼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자체와 협력해 다자녀 가구 교통 혜택을 다방면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공항 우선출국 서비스 등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다자녀 가구를 우대하고 저출생을 극복하는 캠페인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혜택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